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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의 눈물

삼백 년 원한 품은 노적봉’은 임진왜란의 원한이고 ‘님’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다. 임진왜란 때 충무공이 목포에 진을 치고 노적봉을 짚과 섶으로 둘러싸 군량 더미로 위장하여 왜적이 싸움을 포기하고 후퇴하도록 했다는 설화가 전한다. 수북이 한데 쌓아둔 곡식 더미를 ‘노적(露積)가리’라 한다. 노적봉은 거기서 온 이름이다. 그렇게 왜적과 싸워 지킨 나라를 300여 년 뒤에 다시 짓밟히고 말았으니 원한이 어찌 없겠는가. 이 내용으로는 조선총독부 심의를 통과할 수 없다. 노랫말을 ‘삼백련(三栢淵) 원안풍(願安風)은’이라고 바꿔서 심사 요청서를 냈다. ‘세 그루 잣나무 연못 평온하기를 원하는 바람’이라는 뜻의, 소리는 비슷하지만 문맥은 통하지 않는 조악한 조어(造語)다. 일본어는 받침이 없는 개음절(開音節) 언어..

재밋는 글 2024.03.15

독립운동가 안창호

독립운동가 안창호 선생(1878.11.9~1938.3.10) 대한제국의 개혁, 계몽운동가이자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 교육자, 정치가 도산 안창호 선생은 아마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독립운동가중 한 분 일겁니다. 독립운동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 선생의 업적으로는 '만민공동회'에서 강연을 하였으며, 배워서 익히는 것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셨죠. 그러나 일본의 야욕이 점점 커지고 친일파등으로 인해 나라가 어려워지자 선생은 미국으로 망명하였고 미국에서 활동을 시작합니다. 1919년 중국 상하이에 '임시의정원'과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되자 임시정부에 참여하여 활동했는데 이 시기에도 선생이 끊임없이 강조한것은 교육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실력을 키우는 것이 독립의 발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생각의 일환으로 선..

상식.잡학 2024.03.10

영화. ㅡ 파묘

오동진 칼럼] 무엇을 위한 보국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오동진 영화 평론가 화제의 영화 ‘파묘’는 꽤나 영리한 영화이다. 영화를 두고 글을 쓰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야기가 촘촘하게 하나 하나 다 연결돼 있어 어느 한 군데라도 톡 건드리면 줄거리 전체가 공개되기 때문이다. 스포일러가 된다. 특히 무덤 속에서 나온 악귀의 정체를 건드리면 이 영화에 대한 호기심, 궁금증이 확 꺾이게 될 것이다. 영화평론가가 지켜야 할 룰 중에는 영화의 정체를 관객들이 직접 찾아 내고 또 그 의미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끔 유도하는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는 게 있다. 먼저 나서서 이 배는 어떻고, 저 감은 어떻다는 둥의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 다만 유도등을 켜기 위해서 몇가지의 키워드를 사용할 수는 있다. 영화 ‘파묘’에 대해..

좋은 글은 마음에 새겨야 한다

[좋은 글은 마음에 새겨야 한다] 행복의 모습은 불행한 사람의 눈에만 보이고 죽음의 모습은 병든 사람의 눈에만 보인다. 웃음소리가 나는 집엔 행복이 와서 들여다 보고 고함소리가 나는 집엔 불행이 와서 들여다 본다. 받는 기쁨은 짧고 주는 기쁨은 길다. 늘 기쁘게 사는 사람은 주는 기쁨을 가진 사람이다. 넘어지지 않고 달리는 사람에게 사람들은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 넘어졌다 일어나 다시 달리는 사람에게 사람들은 박수를 보낸다. 비뚤어진 마음을 바로잡는 이는 똑똑한 사람이고 비뚤어진 마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돈으로 결혼한 사람은 낮이 즐겁고 육체로 결혼한 사람은 밤이 즐겁다. 그러나 마음으로 결혼한 사람은 밤낮이 다 즐겁다. 황금의 빛이 마음에 어두운 그림자를 만들고 애욕의 불이..

카테고리 없음 2024.02.11

기체후 일향만강(氣體候一向萬康)

기체후 일향만강(氣體候一向萬康) 오랜만에 만난 친구끼리 인사할 때 농담삼아 '기체후일향만강'이라는 말을 쓰곤 하였지요. 그리고 그외에도 음식점이나 영업장 등의 개업 때 안내장이나 인사장 또는 각종 잔치 초대장의 첫머리에서 쓰이기도 하였지요. 그런데 상투적으로 농담삼아 사용하거나 한글로만 쓸 뿐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지요. 더구나 이 말은 원래 아주 높임말로서, 어른에게 올리는 편지 첫머리의 문안 인사로 쓰였던 거지요. ①시하 초하지절(時下初夏之節)에 기체후 일향만강(氣體候一向萬康)하옵시고, 옥체금안(玉體錦安)하옵심을 앙축(仰祝)하나이다. [풀이]지금 이른 여름을 맞아 늘 건강하시고 편안하시기를 빕니다. ②근계시하(謹啓時下) 중하지절(仲夏之節)에 기체후 일향만강(一向萬康)하옵시며 가내 두루 평..

msang48 2024.02.06

신영복의 담론 中

의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를 흔히 알려진대로 “군자는 화목하되 부화뇌동하지 않으며, 소인은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화목하지 못하다”로 읽지 않고 이렇게 고쳐 읽었다. “군자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배하려고 하지 않으며, 소인은 지배하려고 하며 공존하지 못한다.” 이 공자의 화동(和同) 담론에 대한 독특한 해석은 한반도 통일론에도 적용됐다. 신 교수는 정치적 통일(統一)이 아니라 평화 정착과 교류협력을 통해 남과 북이 폭넓게 소통하고 함께 변화하는 화화(和化)로서의 통일(通一)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에게 이것은 한민족만의 과제가 아니라 “21세기의 문명사적 과제”라고 했다.

문학산책 2024.01.31

귀천 ㅡ 천상병

'죽음'은 삶의 끝이기에 늘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며 피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다룰 시 '귀천(歸天)'에서 시인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인식과 다르게 죽음을 인식하는데요. 시인이 죽음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천상병, 「귀천(歸天)」 이 시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로 시작해서 매 연에서 이 시행이 반복됩니다. 이는 하늘에서 왔으니 하늘로 돌아가는 것이 순리라는 화자의 생각을 강조하면서..

문학산책 2024.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