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63

학이시습지

子曰(자왈)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면 不亦說乎(불역열호)아 有朋(유붕)이 自遠方來(자원방래)면 不亦樂乎(불역낙호)아 人不知而不 ▶해석: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배우고 그것을 때때로 익히면 역시 기쁘지 않겠는가. 벗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온다면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 다른 사람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한자공부: 열(說)-기껍다, 달래다(세), 말하다(설), 도리를 설명하다, 교육하다. 온( )-성내다, 노여움, 성, 화내다.▶보충학습: 역(亦)을 종래 ‘또한 역시’로 해석해 왔다. 그런데 처음 문장의 역(亦)은 ‘역시 또한’ 이라고 해석하기에 어색하다. 두 번째 문장부터는 ‘역시 또한’ 이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역(亦)을 단순한 허자(虛字)로 보아 제외하고 해석해도 ..

문학산책 2024.12.21

작별하지 않는다.

무엇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나.가슴에 활활 일어나는 불이 없다면.기어이 돌아가 껴안을 네가 없다면.이곳에 살았던 이들로부터, 이곳에 살아 있는 이들로부터꿈처럼 스며오는 지극한 사랑의 기억작가가 소재를 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강은 하게 만든다. '5월 광주'에 이어 '제주 4·3'에도 한강의 문장을 통해서만 표현될 수 있는 영역이 있었다고 믿게 된다.학살 이후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한 생존자의 길고 고요한 투쟁의 서사가 있다. 공간적으로는 제주에서 경산에 이르고, 시간적으로는 반세기를 넘긴다. 폭력에 훼손되고 공포에 짓눌려도 인간은 포기하지 않는다. 작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딸의 눈과 입을 통해 전해진다. 폭력은 육체의 절멸을 기도하지만 기억은 육체 없이 영..

문학산책 2024.12.20

채식주의자

한강 채식주의자 / 줄거리 및 결말 / ​ 1. 줄거리 ​ 이 책은 총 세 챕터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채식주의자입니다. 평범한 인물, 평범한 삶을 살던 주인공 '영혜'가 돌연 '채식주의자'가 될 것임을 선언하며 발생하는 사건들을 영혜의 남편인 '나'의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 두 번째는 몽고반점입니다. 영혜의 채식선언에 의해 큰 사건이 벌어지고 시점은 영혜와 영혜의 남편의 이혼얘기가 나올 때쯤입니다. 그리고 화자는 영혜의 형부입니다. 영혜의 형부가 가지게 된 '몽고반점'에 대한 욕정으로 인해 영혜와 화자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이 주된 내용입니다. ​ 세 번째는 불꽃나무입니다. 영혜와 영혜의 형부이자 화자인 '나'의 남편이 벌인 사건에 의해 큰 충격을 받은 '나'의 입..

문학산책 2024.10.11

장길산

icon icon 소설 장길산 간략줄거리 소설 "장길산"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한국의 대표적인 역사 소설 중 하나입니다. 다음은 이 소설의 간략한 줄거리입니다: 장길산은 조선 후기의 의적(義賊)으로, 가난하고 억압받는 백성들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활약합니다. 본래는 예수교도였던 그는 양반과 부호들의 횡포에 맞서 싸우며 자신의 무리를 이끌고 각지를 누비면서 정의를 실현합니다. 그의 활약으로 인해 그와 그의 무리는 민중들 사이에서 영웅으로 여겨지지만, 결국 조선 정부의 탄압과 배신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장길산은 역경 속에서도 끝까지 싸우며 백성의 편에 서서 정의를 구현하려 하지만, 그와 그의 동료들은 끝내 체포되거나 목숨을 잃게 됩니다. 그의 이야기는 후대에 전해지면서 민중의 영웅으로 ..

문학산책 2024.08.30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2004년 봄,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에 걸렸던 시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김용택은 '아픈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고 하더니 도종환은 '흔들림'을 이야기한다. '흔들림'과 '아픔'을 생각하며 보는 꽃은 남다르다. 세상 천지가 꽃들로 가득한 봄날, 흔들림과 ..

문학산책 2024.05.20

신영복의 담론 中

의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를 흔히 알려진대로 “군자는 화목하되 부화뇌동하지 않으며, 소인은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화목하지 못하다”로 읽지 않고 이렇게 고쳐 읽었다. “군자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배하려고 하지 않으며, 소인은 지배하려고 하며 공존하지 못한다.” 이 공자의 화동(和同) 담론에 대한 독특한 해석은 한반도 통일론에도 적용됐다. 신 교수는 정치적 통일(統一)이 아니라 평화 정착과 교류협력을 통해 남과 북이 폭넓게 소통하고 함께 변화하는 화화(和化)로서의 통일(通一)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에게 이것은 한민족만의 과제가 아니라 “21세기의 문명사적 과제”라고 했다.

문학산책 2024.01.31

귀천 ㅡ 천상병

'죽음'은 삶의 끝이기에 늘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며 피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다룰 시 '귀천(歸天)'에서 시인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인식과 다르게 죽음을 인식하는데요. 시인이 죽음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를 감상한 후 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천상병, 「귀천(歸天)」 이 시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로 시작해서 매 연에서 이 시행이 반복됩니다. 이는 하늘에서 왔으니 하늘로 돌아가는 것이 순리라는 화자의 생각을 강조하면서..

문학산책 2024.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