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본실의 청개구리 줄거리
나는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며
시퍼런 면도날을 보면 공포의식마저
느낄 정도로 신경증에 시달립니다
나는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어하던 중
H의 권유로 남포로 길을 떠납니다
기차를 타기위해 내린 평양에서
부벽루를 지나다가 장발의 걸인을 만나기도하고
마음의 안정을 찿기위해 잠을 청하다가
목이 줄리는 꿈을 꾸기도 합니다
남포에 도착한 나는 Y와 A를 만나
그들로 부터 3원 50전에 3층 집을 지었다는
광인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나와 일행은 그 광인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실제로 그를 만나는 순간, 중학교2학년때
박물 실험실에서 수염 텁석부리 선생이
더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청개구리의
오장을 끌어내 대발견이나 한 것처럼
소리 질렀던 일이 회상하며 전율합니다
남포의 광인 김창억에게 감동된 나는
자유와 오뇌의 정수, 욕구를 구현한 자유인이며
승리자인 그에 대하여 서울에 있는 P에게
편지를 쓰기도 합니다
김창억의 집안은 부모의 잇단 죽음으로
엉망이 되고 맙니다. 때마침 소학교가
개설되어 김창억은 교편을 잡게 되지요
하지만 아내마저 죽자 술과 방탕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재가를 해 잠시 안정을 찾습니다
하지만 운명은 그를 가만 나두질 않죠
김창억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 4개월간
감옥살이를 합니다
이후 집으로 돌아왔을 때 젊은 아내는
이미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결국 김창억은
분노와 낙심과 비탄에 빠져 차츰 정신이
이상해져 갑니다. 김창억은 서까래만 한 기둥
여섯 개와 널빤지 두개를 얻어다가 네 귀에
기둥을 세우고 3층 짜리 집을 짖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세계 평화를 위한
"동서친목회"
를 만들기로 작정하고 연일 강연을
하면서 분주히 지내지요
이후 나는 Y의 편지를 받습니다
그 편지에는 김창억의 3층 집이 불에 타
버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김창억이 금각산으로 들어 가면서 그 집을
관리할 자가 없자 불을 질렀을 거라는 추측입니다
사실 그가 어디로 갔는 지 아무도 모릅니다
편지를 받고 나의 마음은 납덩이 같이 무거워 집니다.
줄거리
무거운 기분의 침체와 한없이 늘어진 생의 권태는 나가지 않는 나의 발길을 남포까지 끌고 오며 나는 알코올과 니코틴에 탐닉하여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지낸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박물실험에서 수염 텁석부리 선생이 더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청개구리의 오장을 끌어내 대발견이나 한 것처럼 소리치던 일을 회상한다.
나는 8년이 지난 요즘 새파란 메쓰와 닭의 똥만한 심장과 폐, 바늘끝과 조그만 전율 등의 인상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며 남포에 가기 전날밤이 가장 심했다. 그 이튿날 H가 와서 평양을 방문하겠다면서 같이 가자고 권하자 나는 지긋지긋한 경성을 떠나서 또 다른 기분을 얻으려는 욕구로 기차에 올라타게 된다. 평양역에서 남포로 가려다가 나는 H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동강 부벽루를 거닐다가 장발의 걸인을 보았고,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 잠이 들었을 때 악몽을 꾼다. 남포에 도착했을 때는 두 시가 훨씬 넘었는데 거기서 친구 A 와 Y를 만나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눈다. 술과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기인(奇人)에 대한 이야기에 이른다. 삼원 오십전에 삼층집을 지은 자로 친구들을 그를 대철인이라고 추켜세웠다.
네 사람은 기인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고, 기인 김창억은 삼층집에서 농짝에 못질을 하고 있었다. 그를 보는 순간, 나는 전율감을 느끼며 이사람이 미쳤다고 해야할 지 모든 것을 대오(大悟)했다고 해야 할 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는 환상에 젖어 여러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다. 가련한 동무와 이별하고 나오면서 나는 무심코 구두코만 바라보고 걸었다.
남포의 광인 김창억은 굴지의 객주였던 아버지가 주색잡기에 빠진 나머지 어머니의 한숨과 함께 자라났다. 어머니는 아들에 대한 교육열이 높아 경성의 사범학교에 입학시켰다.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집안은 엉망이 되었고, 그 해 모친마저 돌아가고부터는 어떤 희망도 보이지 않았다. 그 때 마침 소학교가 개설되어 창억은 교편을 잡게 되었으나 아내마저 죽자 술과 방랑으로 학교를 떠나 버렸다. 반 년이 지나 돌아온 그의 몸은 말이 아니었고, 새로 아내를 맞아 금실좋게 지냈지만, 불의의 사고로 철장신세를 지게 되고, 사 개월의 감옥살이 후에 집으로 돌아왔을 땐, 이미 아내는 가출하였고 그는 분노와 낙심과 비탄에 잠겨 차츰 정신이 이상해져 갔다. 그는 서까래만한 기둥 여섯 개와 널빤지 두 개를 얻어다가 네 귀에 기둥을 세우고 3층짜리 집을 짓는다. 그는 인생의 모든 행복이 일시에 모여듦을 느끼며 이 집을 근거로 해서 세계 평화를 위한 동서 친목회를 만들기로 작정하고 연일 강연을 하면서 분주히 지낸다.
평양으로 나온 우리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나는 이 개월쯤 지나 눈 내리는 북국에서 친구의 편지를 받았다. 그 편지에는 김창억의 위대한 삼층집이 불에 타 버렸다는 소식이었다. 김창억이 이제 금강산으로 들어가는 마당에 그 집을 관리할 자가 없자 스스로 불을 질렀다고 했다. 그 신성한 집은 그 외에 맡을 자가 없으며, 신에게로 되돌려 준 것이라 하면서, 김창억의 정신에 대한 경외감을 술회하고 있었다. 편지를 받고 마음은 납덩이같이 무거웠다. 공연히 울고 싶었다. 그가 그 후에 어디로 갔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몰랐다. 평양에는 없을 것이라 여겼지만 그는 후취의 본가가 있는 평양에 있었다. 보통문밖에 보금자리로 튼 짚더미 속에서 우물거리거나 돌아다니는 그를 동리 사람들도 알아보지 못했다
작품개괄
-작가 염상섭 廉想涉(1897 - 1963)
본명은 상섭(尙燮), 호는 횡보(橫步). 서울 종로구 적선동에서 출생했다. 1917년 교오또오부립중학을 졸업하고 케이요오 대학 문과에 입학하였다. 재학중 3.1운동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되어 대학을 중퇴했다. 평소 고집과 술이 세기로 유명해서 호가 횡보였고 오랫동안의 문단 생활에도 내성적이고 아집이 세 특별한 친구가 없었다. 스스로 에밀 졸라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으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은 1920년<<폐허>>의 동인으로 활동하면서부터이다. 이때 <<개벽>에 [표본실의 청개구리]를 발표했다. 이후 [만세전](1923), [제야](1923), [삼대](1932), [두 파산](1948), [짖지 않는 개](1952) 등을 발표하였다.
염상섭의 작품 경향은 이광수류의 선각자 의식에서 벗어나 개인적, 실존적 고뇌를 사회적, 보편적 고뇌로 치환시키고 반대로 사회적, 보편적 고뇌를 개인의 실존과 결부시켜 이해하려는 근대적 예술인 특유의 자각을 담고 있다.
특히 이러한 자각은 그가 특정한 독자층을 기반으로 하여 자시의 작품을 썼다는 점에서 잘 나타난다. 즉 염상섭은 식민지 조선의 현실 내에서 자신의 위치와 자아를 확인하고 발견해가는 양식있는 부르조아지(시민계습)을 작품의 등장 인물과 독자층으로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이광수의 문학이 조선의 전 민족을 독자층으로 지향함으로써 현실적으로 모호하고 관념적인 약점을 지녔다면 염상섭의 이러한 나름대로의 뚜렷한 인식적 색깔은 긍정적 의미에서 시민 문학의 성장을 기대해 볼만한 진취성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
3.1운동의 성격 자체가 전민족의 의지를 하나로 모았던 시민 혁명의 모습을 띠고 있었던 만큼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그의 작품들은 일제의 교활한 문화 정책의 허실을 주의깊게 주시하는 현실성을 확보하고 있었다. 이런 경향은 중인계층의 서울 토박이 집안에서 태어난 그의 개인사와도 무관하지는 않다. 전통적으로 갑신정변과 갑오농민전쟁(동학혁명) 등 개혁의 배후에는 중인들의 근대적 자각이 있었던 것처럼 그의 중인 의식 안에는 당대의 현실을 실제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통찰력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이 김동인 류의 소시민성과 구별될 수 있는 근거도 당대의 현실을 깊이 있게 주시할 수 잇는 양식있는 비판력 때문이라고 하겠다. 그의 문체가 점액질의 끈끈함으로 표현되는 까닭도 지속적인 사고의 연장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그의 근대적 지식인 성향에서 야기되는 한 특질이다.
자연주의의 왜곡된 수입으로 간혹 논란이 있었으나 그의 인식의 혼란은 인정되더라도 특정 사조의 유입은 각 나라와 민족의 특수한 상황과 여건에 따라 변호될 수 있는 것인 만하다. 당시 자연주의적 시각으로 그가 발견해 낸 것은 유교적 세계관 안에 존재하는 개인의 문제였다. 개인의식과 개성을 발견하고 이를 당시의 현실 감각으로 구체화시키려고 한 데서 그의 작품은 좀더 근대적 성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갈래 단편소설
-배경
1. 시간 - 1920년대 전반기
2. 공간 - 서울, 평양, 남포 등지
3. 사상 - 세기말 사상(pessimism)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에다가, 김창억을 내세워 그의 성격을 분석함과 동시에 인생의 어두운 면을 드러낼 때는(6,7,8장) " 전지적 작가 시점 "으로 변화됨.
-경향 사실주의적 자연주의
-인물
1. 김창억- 어려서 신동으로 불리던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보통학교 훈도 출신. 어머니와 아내가 죽고 재혼하나 감옥살이를 하게 되며, 출옥후 아내가 창녀가 된 사실을 알고 정신 이상 자가 되어 몽환의 세계에서 괴이한 행동으로 이상을 펼치려는 인물. 동적 인물.
2. 나(X)- 작품에서는 X로 나오며, 친구(H)와 남포에 가서 광인(김창억)을 만나 그의 미친 행위를 동경한 인물. 3.1운동의 실패 후 좌절감과 절망 그리고 불면증에 시달린 지식인이며 정적 인물.
-문체 만연체의 문장으로 산만하기는 하지만 사실적으로 표현, 거의 대부분의 사건을 평면적인 단순구성으로 작품화함
-주제
1. 3·1운동 직후, 패배주의적 경향과 우울 속에서 침체되어 있는 지식인의 고뇌.
2. 무기력한 청년 지식인의 고뇌
-구성
1. 발단 - 남포로 떠나기 전까지의 '나'의 정신적 고뇌와 심리적 갈등.
2. 전개 - 평야 도착까지의 과정과 대동강 가에서 여러 가지 일로 갈등과 분노를 겪음.
3. 위기 - 남포에 도착하여 Y와 함께 김창억을 만나고, 그의 인생 내력을 알게 됨.
4. 절정 - 김창억이 자신의 삼층집에 불을 지르고 종적을 감춤.
작품 해제
염상섭의 {표본실의 청개구리}는 한국 현대 문학사상 최초의 자연주의 계열의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사실주의적 경향을 띠고 있어 '사실주의적 자연주의 작품'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제목이 암시하듯 1920년대 사회는 물론 인물의 내면까지 해부하듯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으나 여러 가지의 상징적 대화와 사건, 그리고 복합 구성 때문에 매우 난해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뛰어난 묘사의 사실성을 보여주고 있으면서도 자연주의의 실천 과정에서 많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의식과 심리 혹은 관념의 세계를 다분히 감각적 표현으로 바꾸어 형상화하고 있음에도 주관성을 과다하게 노출하고 있는 점은 객관성을 생명으로 하는 자연주의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플롯이 엉성한 점과 서술의 구체성을 상실하고 있는 점 그리고 생경한 어휘들이 남발되고 있는 점등은 이 소설이 지닌 예술적 결함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여러 결함에도 불구하고, 당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린 점은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식민지 초기 지식인의 정신적 고뇌와 방황의 모습을 매우 예리하게 그려내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들의 고뇌와 번민이 왜 시작되었으며, 어떻게 해결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답을 찾지 못한 상태로 남게 된다. 그래서 남는 것은 관념적인 사색과 고민뿐이다.
이 작품은 또한 개구리 해부 장면, 김창억이라는 인물. 그가 지은 삼층집의 의미 등 여러 제재들이 고도의 상징성을 띠고 있어 난해한 소설이라 하겠다.
중학 시절, 박물 선생이 청개구리를 실험대 위에 놓고 심장과 폐를 해부해 내는 것은 육체적으로 파괴되고 정신적인 근거마저 상실한 현재 '나'의 처참한 생활을 상징하고 있다. 또한, 그 박물 선생의 청개구리 해부는 작가가 앞으로 이런 태도와 방법으로 인생이나 현실을 해부해 보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즉, 당시의 현실에서 '나'의 표본이 될 만한 김창억이라는 인물을 해부대에 올려 놓고 그의 생활과 심리를 실험적인 방법으로 해부하여 표현하고자 하는 암시이다.
말초 신경만 예민하게 발달한 '나'와 정신 이상자인 김창억이란 인물은 지식인의 고뇌를 대표하고 있는데, 특히 김창억의 정신 이상은 당시 지식인의 회의적이고 절망적인 심정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그러므로 '나'와 김창억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른바 닮은 인간임을 알 수 있다.
전10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1장에서 5장까지, 그리고 마지막 10장은 1인칭으로 되어 있고, 6장∼9장은 3인칭으로 씌어 있다. 결국, 이 소설의 주인공은 '나'와 '그'(김창억)인 셈이며 그 둘은 동질적이라 볼 수 있다.
이 작품에 나오는 해부 장면에서 개구리의 배에서 더운 김이 모락모락 나온다는 표현은 과학적으로 있을 수 없는 것이라 하여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사실주의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묘사, 제시하고자 했다면, 자연주의는 대상을 자연과학자 또는 박물학자와 같은 눈으로 분석, 관찰, 검토, 보고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자연주의 계열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주의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이러하다. 이 작품에서는 작가가 메스를 들고 당대의 사회적 진상을 '분석'하려는 의도에서, 중학교 선생의 개구리 해부 장면을 설정하였다. 그러나 이 설정은 처음의 의도에서 벗어나 신경과민이 된 '나'를 설명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즉 무슨 인과법칙에 의한 사건의 진행이나 사회나 인생의 해부는 없고 다만 '관찰자로서 기록'하고 있을 뿐이어서, 초기에 자연주의 계열의 작품으로 평가받았던 것과는 달리 사실주의 소설로 간주되기도 한다.
작품의 심화 감상
<< '제목'의 상징성 >>
삶의 열정이나 지향을 갖지 못한 채 암담한 고민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등장 인물을, 오장을 빼앗기고 버르적거리는 개구리의 모습으로 상징화함. ( = 암담한 현실 속의 인물들) 해부된 청개구리가 사지에 핀을 박고 칠성판 위에 자빠진 형상은, 일제 강점기의 현실에서 지식인으로서 뚜렷한 의식체계를 세우지 못하고 방황하는 우울한 나의 내면을 상징한다.(육체적 파괴, 정신적 근거 상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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