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ang48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이해인

yjh09 2006. 3. 28. 09:18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이해인



      내가 심은 꽃씨가
      처음으로 꽃을 피우던 날의
      그 고운 설레임으로

      며칠을 앓고 난 후
      창문을 열고
      푸른 하늘을 바라볼 때의
      그 눈부신 감동으로

      비온 뒤의 햇빛 속에
      나무들이 들려주는
      그 깨끗한 목소리로

      별것 아닌 일로
      마음이 꽁꽁 얼어 붙었던
      친구와 오랜만에 화해한 후의
      그 티없는 웃음으로

      나는 항상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못 견디게 힘든 때에도
      다시 기뻐하고
      다시 시작하여
      끝내는 꽃씨를 닮은 마침표 찍힌
      한통의 아름다운 편지로
      매일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