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청산리 벽계수야

yjh09 2014. 10. 17. 09:52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靑山裡碧溪水(청산리벽계수) : 청산 속 맑은 물아
莫誇易移去(막과이이거) : 쉽게 흘러감을 자랑마라
一到滄海不復還(일도창해부복환) : 한번 푸른 바다에 가면 돌아오지 못하노라
明月滿空山(명월만공산) : 밝은 달빛 빈 산에 가득하니
暫休且去若何(잠휴저거이약하) : 잠시 쉬었다 가면 어떠하리오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ㅣ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다시 오기가 어려오니
명월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여간들 엇더리



☞ 주제 : 인생무상에 대한 극복

☞시어 풀이
* 청산리 벽계수 : 푸른 산 속을 흐르는 골짜기물
* 수이 : 쉬이, 쉽게
* 감을 : 가는 것을
* 일도창해 : 한 번 푸른 바다에 이르면
* 명월 : 황진이의 기명(妓名)
* 만공산 : 빈 산에 가득함
☞ 배경 및 해설
임금의 친족인 벽계수(碧溪水)가 자기는 다른 사람들처럼 황진이를 한번 보면 침혹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늘 큰소리 친다는 말을 듣고 황진이가 시험해 보려고 개성 구경을 청했다. 벽계수가 나귀를 타고 달밤에 송악산 만월대에 이르니, 소복 차림한 미인(황진이)이 벽계수를 쳐다보며 이 노래를 부르는지라, 벽계수가 마음이 황홀하여 자신도 모르게 나귀 등에서 내렸다 하여, 이 노래를 '벽계수 낙마곡'이라 부른다.
초장의 '청산'은 영원이 변함없는 자연을 나타내며, '벽계수'는 순간순간 쉬지 않고 변해가는 인간의 삶을 뜻한다. 한번 늙어 이 세상을 떠나면 다시 어쩔 수 없는 것이니, 잠시라도 영원을 간직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자는 내용이다.
초장의 '벽계수'는 맑은 시냇물과 왕족인 벽계수를, 중장의 '명월'은 밝은 달과 황진이 자신을 의미하는 중의법으로 사용되었다.

● 황진이 : 조선 중종∼명종 때의 개성 명기(名妓)이며, 여류 시인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황진사의 서녀(庶女)로 기생이 되어 석학들과 시주(詩酒)를 교유하였으며, 시,서,음률,묵화에도 능했다. 송도삼절의 하나로 불렸다

[